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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녹색, 절약)과 clean(청결함) 사이
상태 : 완료 제안자 : 최** 날짜 : 2013-01-22
분과 : 법질서사회안전 지역 : 서울특별시
green(녹색, 절약)과 clean(청결함) 사이
강 진 철 (사회복지과 교수/법학박사)

올해에 우리 국제대학교에서는 'green캠퍼스 만들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그 운동의 일환으로 얼마 전에는 국제관 앞에서 그린캠퍼스 만들기 실천 서약서에 서약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휴대할 수 있는 개인 컵을 나누어 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서약을 했고 가볍고 아담한 개인 컵을 받아 갔다. 받아간 학생들이 그 개인 컵을 얼마나 잘 휴대하고 다니는 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그린캠퍼스 만들기에 동참하겠다는 서약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나는 누구나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어떤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본다. 그것은 나와 우리 집 식구들,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 성향이나 스타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나의 사례를 들어 보면 나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위와 같은 green캠페인에 적극적이고 절약에 대하여 아주 민감하다. 서울에 살면서 8년 넘게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학교에 출퇴근 하면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으며,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전력낭비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clean(청결함)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쓰레기 안 버리고 분리수거 하는 크린은 잘 실천하지만, 내 몸과 내 옷을 어느 정도까지 청결하게 해야 하느냐, 더 구체적으로 보면 얼마나 자주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매일 샤워를 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자주 샤워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적당히 지저분하게 살고 있다. 매일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는 우리 집 식구들에게 나는 지저분한 사람으로 찍혔다. 나만 사용하는 컵은 딱지도 않고 여러 번 사용하고, 수건도 사용했다가 널어놓고 말려서 여러 번 다시 사용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인 1960년대에 나는 시골서 살면서 겨울 내내 머리를 안 감고 목욕하지 않고 자랐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지만, 아파트가 없는 그 시절에 추운 겨울에 물 데워서 목욕하기란 힘든 상황이었다. 우리 집은 그 시골 마을에서 그럭저럭 사는 집이었는데도 머리를 감아야 한다는 개념도 없었던 것 같다. 1981년에 군대 가서도 졸병시절 겨울 내내 목욕을 하지 못하고 지냈다. 1982년 여름에는 비가 안 오고 가물어서 샤워를 할 수가 없어서 낮에 땀을 많이 흘렸어도 씻지도 못하고 그냥 잤다. 다들 아침 세수도 못했다.

그래도 그 때는 별 탈이 없이 지냈다. 씻을 수 없는 형편이라 그러려니 했다. 그 때에 단련이 되었는지 지금도 적당히 지저분하게 잘 살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살다 보니 요즈음은 나의 이러한 생활방식을 에너지를 절약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차원으로 합리화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나치게 청결하게 사는 것은 에너지 과소비의 원인이라고 비판하는 차원으로 발전했다.

우리 집에서는 나에게 세탁기로 빨래를 못하게 한다. 깔끔한 성품을 타고난 와이프가 보기엔 내가 세탁기를 돌리면 세제 조금, 물 조금만 사용하니 때가 잘 안 빠진다나? 설거지 할 때도 나는 웬만하면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물만으로 그것도 조금씩만 틀어놓고 설거지하니 옆에서 와이프의 잔소리가 심하다.

그 무엇보다도 세탁기는 여성인 가정주부의 가사노동의 수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주었다.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의 덕분에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주부들이 사회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문제는 세탁기 덕분에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은 많이도 간편해졌지만 우리의 청결함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빨래감의 양은 더욱 더 많아졌다는 데에 있다. 어느 집이든 3일 정도만 세탁기를 안 돌리면 빨래감은 수북이 쌓이기 마련이다.

‘기술을 통한 보다 나은 삶의 약속’은 이렇듯 종종 모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얼마나 깨끗해야 충분한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까지 청결함을 유지하느냐 하는 각자의 생각과 생활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으나, 내가 보기에는 지금 우리의 청결함에 대한 기준은 점점 높아져 불필요한 노동과 에너지 과소비를 초래하는 것처럼 보인다.

청결함은 문명의 발전이 가져다 준 아주 고마운 혜택이고 문명의 척도다. 따라서 예전의 그 불결하고 불편한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청결함은 인간의 질병도 줄여 주어서 안 아프고 더 오래 사는 결과도 가져다주었다. 그렇지만 예컨대 전철 안에서 잘 씻지 않아 불쾌한 냄새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지저분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 청결함의 혜택을 지나치게 누리게 될 때 에너지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고 석유를 비롯한 지구의 보존자원의 고갈은 앞당겨질 것이 확실하다.

중국 13억 명의 인구가 지금의 우리처럼 아침에 샴프와 린스로 머리를 감고 나오는 상황이 도래하면 우리 지구의 자원고갈 문제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누군가가 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는 청결함(clean)과 녹색성장(green)의 딜레마를 제대로 지적한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 적당히 지저분해져야만 한편으로 청결함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자원을 보호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여 기상이변을 방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다. 그렇지만 지금 그 고민과 함께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할 때이다.

그래서 나는 요즈음 green과 clean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고 나의 소신과 와이프의 잔소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일정한 성향 혹은 기질 같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잘 씻고 깨끗이 딱고 하는데 누구는 대충 지져분하게 살고, 누군가는 절약하고 아끼는데 누구는 쓸 것 다 쓰면서 살고 있다. 그렇다고 자기 할 일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절약해야 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들어 왔다.
  • 법질서사회안전
  • [2013-01-31]

최**님의 소중한 의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대선공약이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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